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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무엇인가 - 파인만

즐거운 책 이야기 2014.08.05 18:36 Posted by 아일레프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10점

 















http://illef.tistory.com2014-08-05T09:35:400.31010

저명한 파인만이 쓴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얇은 책이고, 파인만의 강의를 책으로 옮긴 것이기에 한장 한장이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하지만 강연을 책으로 옮겼기 때문에 간혹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과 그의 논거를 뒷받침 하는 예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와 얇은 책을 더 얇게 만들었다는 점은 날 아쉽게 했다.  

자, 과학이란 무엇인가? 파인만은 이 과학을 3가지 항목으로 분류한다. 새로운 사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론과 그때의 사고의 흐름을 과학이라 볼 수 있으며 둘째로 관찰을 바탕으로 특정 규칙을 끄집어내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그 규칙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는 것. 이 3가지가 그가 생각하는 과학이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첫 번째 사항이다. 새로운 사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론, 과학적 규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사고의 흐름, 그 자체가 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인만은 이것에 대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한다. 이것은 파악되고 설명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것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과학자에게 법칙이란 다시 반박당하고 다시 설명되어야 할 사실에 불과하다. 파인만은 이것을 과학의 불확실성이라 설명한다. 그렇다. 우리가 진리라고 믿고 있는 규칙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과학의 두 번째 성질은 관찰한 사실을 바탕으로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것을 나타내더라도 좋은 규칙과 더 좋은 규칙이 있다. 누군가 태양을 관찰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이런 규칙을 만들었다. "태양은 지구보다 크다." 이것은 훌륭한 규칙이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보자. "태양의 크기는 지구보다 크며 그 크기의 차는 109배이다." 어떤가? 이는 전자보다 더욱 훌륭한 규칙이다. 왜냐면 첫째로, 이것은 이전 규칙보다 더 명확히 태양이 지구보다 얼마나 큰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것은 전자보다 더 반박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첫 번째 규칙은 태양이 지구보다 크기가 같거나 작다는 사실이 발견될 때만 반박된다. 하지만 두번째 규칙은 "그 크기의 차이가 110배이다"라는 반박에도 열려 있다. 이것은 놀랍도록 재미있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명확하고 정밀한 규칙일수록 반박당하기 쉽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같은 관찰에 대한 규칙의 우열의 재는 가늠자이다. 

규칙이 반박되는 것은 언제인가? 그것은 규칙의 예외가 발견될 때이다. 이미 정한 규칙에 예외 상황이 생겼을 때 과학자는 이 예외 상황을 포괄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이 무엇이냐면, 이 예외가 발견될 때마다 규칙이 더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간단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천동설을 예로 들어보자. 천동설이 가능하게 하도록, 그리고 그것이 사실임을 알리기 위해 천동설은 수많은 법칙으로 둘러싸여 있었다.(아닌 것을 사실로 꾸며내려면 정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하지만 지동설이 나오고 그 규칙은 몇 배로 감소했다. 그리고 케플러가 행성이 타원으로 돈다는 아이디어를 꺼내자 그 규칙은 또 다시 몇 배 감소했다. 이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많은 예외를 포함하는 새롭고도 정교한 규칙이 오히려 이전 규칙보다 더 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기하다. (케플러가 얼마나 기뻐했을지 그 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프로그램을 만든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의 요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프로그램은 지저분해지고 점점 크기를 늘려간다. 그러나 언젠가 마음을 먹고 처음부터 다시! 라는 마음을 먹고 모든 요구를 관통할 수 있게 규칙을 정립하고 프로그램의 구조를 다시 잡는 순간, 프로그램은 작아지면서 오히려 모든 요구를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게 된다. 단조로움이 오히려 복잡함보다 더 많은 것을 포괄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롭다. 

파인만은 발견된 규칙을 응용해 새로운 것을 발명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 역시 과학이라 불렀다. 여기선 기술, 그리고 과학 그 자체보다 다른 부분의 이슈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과학자의 책임이다. 신기한 일이지만 과학자가 발견하고 발명한 그것은 선과 악의 중립지대에 있다. 파인만은 과학이 발명하는 것은 결코 선과 악 중 하나가 아니라고,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바로 당신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도덕적 책임으로부터 살짝 비켜선다. (파인만은 핵폭탄 프로젝트,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가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고개가 갸웃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었음을 알면서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조금 놀랍다. 난 과학자는 어떤것을 발명하면서 이것이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그리고 만약 어떤 방법으로 쓰여선 안 되는 지를 명확히 생각하고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몇 과학자들은 기술 자체는 더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어디로 갈지에 대해선 무지한 '척'한다. 이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마쳐보자. 파인만이 살던 시대보다 지금은 더욱 과학의 시대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은 대부분 과학이 가져다준 진보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과학이 만든 기술이지만 우리가 사는 삶의 태도는 과학적이지 않다. 우리는 빨리 믿기 좋아하고 이미 믿은 그것의 예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가졌던 믿음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우린 과학적 시대에 비과학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 있는 사실이 언제든지 반박 가능해질 수 있음을 깊이 알자. 성숙과 더 많은 이해는 늘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닌 것한테서 오니까. 그렇게 인류는 진보해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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