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의 도인

끄적끄적 2009.10.31 14:24 Posted by 아일레프
 
어느날 코엑스 길가에 한명의 처녀 도인과 아줌마 도인이 있었더라. 그 중 아줌마 도인이 지나가던 범인에게 부탁하기를
 
“부디 그대의 마음을 넓혀 가난한 자와 헐벗은 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일에 작은 정성을 보태 주시오” 라고 하더라.

이 때 믿음이 없는 범인이 그냥 지나치려고 하다가 처녀 도인의 얼굴이 너무 아리따워 걸음을 멈추고 아줌마 도인에게 대답하기를
 
“요즘 시대가 어두워 스스로 깨우쳤다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아 내 당신을 믿지 못하겠으니 부디 도인 증명서 하나만 보여주시오” 라고 말하였더라.
 
이에 처녀 도인이 냉큼 자신의 곱디 고운 손으로 지갑에 손을 넣어 도인 증명서를 보여주려 하자 아줌마 도인이 그 손을 막아서며 범인에게 말하길
 
“이 믿음이 없는 자여, 우리가 진정 도인이건 아니건 그대의 작은 정성을 더해 가난한 사람을 구하고 나아가 그대의 하늘에 보물을 더할 수 있거늘, 그대의 믿음이 없어 가난한 자도 돕지 못하고 그대의 하늘에 때묻은 오점만 생기게 되었도다.” 라고 말하며 고개를 돌려 아리따운 처녀 도인과 함께 그 자리를 냉큼 떠나가더라.
 
이에 범인이 잠시 생각하다가 홀로 되뇌이기를
 
“이놈의 이기적인 도인을 보았나, 당신이 도인이 맞다면 도인 증명서하나 보여줌으로써 가난한 이도 도울 수 있고 다른 이가 자신을 통해 하늘에 보물을 쌓을 수 있거늘, 자신의 헛된 오만으로 하늘의 풍요를 줄였도다!”
 
이는 도인이라는 자의 선을 행하는 목적이 오직 자기 자신의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에 있기 때문이라.
오늘날 선을 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위가 이와 같으니 어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있으랴.
 대저 땅에도 구획이 없고 하늘을 나르는 구름에도 자신만의 집이 없거늘, 만물의 영장 인간만이 땅의 소유를 정하더니 이젠 그 소유의 영역을 하늘에까지 넓혀, 모든 아름다움의 가치를 바닥으로 끌어 내리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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