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믿음

가상의 이야기 2010.12.18 17:16 Posted by 아일레프

생각 한다는것, 사유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의심하는 또한 중요하다. 의심해야 진실이 들어난다. 의심해야 거짓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환상이 벗겨질 것이고 그로 인해 보기 싫은 진실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줄것이다.

 개소리다. 정말 개소리다. 아ㅡ 이제 진실따윈 필요없다. 평화롭게 그냥 빨고 만지고 자고 낳고 싶다. 게다가 이제 궁극의 , 그녀와 함께함을 만인 앞에서 약속할 날이 2 앞으로 다가왔는데 의심따윈 하고 싶지 않다. 빨간약 따윈 걷어 차버리겠어. 그리고 현실에서 거짓과 모순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냥 현실이 싫을 뿐이다. 자기에게 이득이 안되니까 자꾸 거짓이라 하는 것이다. 맘에 들었어봐, 자기가 먹고 살만 해봐, 자기가 과거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현실이 필연인양 오른쪽으로 얌전히 자리를 바꿀 것이다. 결국 자기밖에 모르는건 한가지고, 나도 물론 그렇고, 그리고 지금이 좋단 말이다.

 그런데 앞에서 소주잔을 들이키는 선배라 불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니, 아ㅡ 실수했단 생각이 든다. 왜이리도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상판을 보고 둘이 대화한 후에는 기분이 좋았던 기억을 손에 꼽을 있을 같은데 양반과 이렇게 마주하는 걸까. 도망치고 싶다. 우울한 얼굴. 세상의 어려움 짊어 듯한 얼굴. 기분을 어떻게 뒤집어 놓으려고

  사람은 선천적으로 좋은 것들은 가지고 태어났다. 잘생긴 얼굴, 부자 부모님, 게다가 좋은 머리까지 타고 났다.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후천적으로 그가 갈고 닦은 우울함의 표정이다. 그는 평화에서 우울을 어떻게든 끄집어내는 타고난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그는 나와 대학교 4학년 같은 기숙사를 썻는데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방안에 홀로 있을 그가 들어오면 공기가 우울하게 바뀌는 했다. "안녕"하고 인사하더니 바로 손에 들린 책을 읽곤 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뒤에는 한숨 한번 크게 쉬더니 나를 보고선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묻는 것이었다. 어떻게 생각하긴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그는 내가 먼가 처음 들어본 듯한 주제를 떡하니 던지더니 이야기를 듣는 마는 하다가 묘한 표정, 굉장히 묘한 표정, 마치 "너도 역시 없구나" 하는 표정을 내게 보이고선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다시 다른 책을 찾는 도도한 모습

 아ㅡ 사람이랑 엮이게 되었을까. 그와 함께 했던 그시절 그는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는 말들과 질문을 내게 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유는 하나다. ''이다. 내가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책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 통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카뮈,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니코스카잔차스키. 그는 나를 보고 나를 판단 것이 아니라 책상의 책들을 보고 나를 판단했다. 책이 문제다. 하여간 책이 문제다. 그런데 책들을 감히 읽었다 없다. 물론 모두 읽기는 했지만 내게 내가 즐겨 몇번씩이나 읽는 만화책보다 더한 재미와 감동을 것은 한권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거기에 있는 이유는 그것들이 책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게있지도 않은 오묘한 빛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책들을 모두, 그리고 제대로 읽었다는 점에서 여타 사람들과 달랐다. 또한 나는 얻지 못한 어떤 앎을 책들을 통해 얻었다는 것에서 정말 타인들과 달랐다.

 젠장, 솔직히 굉장히 멋지더라. 언제 어디서 이렇게 이런 책들의 감상을 이렇게 말할 있는 사람을 만날 있겠냔 말이다. 게다가 그가 내게 주는 이야기는 너무 흥미롭고 멋져서 다른 곳에서 써먹기 좋았다. 그런 이유에서 그의 말을 집중해 들었고 적절히 호응하고 머리 속에 외워 두웠다. 그도 그런 나를 발견해 기뻣으리라. 그시절 그는 내게 새로운 길을 밝히는 데미안이었고 가짜 싱클레어였다.

 그런 관계는 제법 오랫동안 지속되었는데 어느날 부터 그는 내가 가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순간 그는 나를 위해 데미안 되기를 멈췄어야했다. 그러나 끈질긴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점차 정보전달과 질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그의 대화에 질문의 비율이 커져만갔다. 그래. 사실 많이 힘들었다.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부분만 보여주는 거울이 내게 반가울리 없다. 삶을 통채로 집어 삼킬듯한 질문의 소나기들! "정말 그래?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스스로 얻은 질문일까? 네가 가지고 있는 믿음은 정말 옳은 것일까? 이렇다면 어떨까? 의견의 근거는 뭐야?" 제길. 정말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한 이유를 분명히 있다. 기꺼이 자리에 서서 소크라테스에게 사형 표를 던질 것이다. 아ㅡ 대학교를 졸업해 기숙사에서 나와 해방을 얻었을 때의 기쁨이란

 하지만 참상은 끊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내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왔고 가끔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만남이후의 기분이 너무 개운하지 못해 몇번이고 그의 연락을 무시했다. 그런데 오늘 면상은 앞에 이렇게 있다.  사실 오늘은 조금 다를 것이라 기대했다. 그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천적인 축복을 모두 가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았었는데( 사귄것은 아닐까?) 여자친구를 사귐으로 그의 끊임없는 질문과 회의에서 비롯된 우울함의 빛이 사라질 것이라 기대했다. 여자들은 요물이라 어지간한 이상의 빛에 머물러 있는 남자들은 그녀에 의해 현실의 자리로 쉽게 끌려내려오기 때문이다. 여자란 힘을 믿고 싶었다. , 그런데 그가 어지간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실수 였다. 그는 너무 여전했다 진리를 탐구하는 날카로운 눈빛! 은테안경으로 외치는 샤프함! 도도하게 높은 콧날! 야무진 입술!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불안하다. 그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 지냈어?"

"... 그럭 저럭, 여전해요. 별일 없는 하루에요."

"결혼한다며?"

", 7 5일에 해요. 제가 먼저 연락해야 하는데 미안해요."

진심이다. 정말 미안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 .. 사실 알고 있어."

말을 뱉은 그가 소주 한잔을 들이키고 잠깐의 침묵을 만든 다시 입을 열었다.

" 사실 알고 있어.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는 . 그리고 너도... 그렇다는 ."

"? 아니에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이자리에 있겠어요."

미안. 거짓말이다. 그리고 그가 쓰게 웃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 그렇게 눈치 없지 않아."

"..."

그가 술을 연거푸 들이켰다. 조짐이 안좋다. 불안하다.

" 사실... 남들에게 매력있는 사람이고 싶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없어."

"왜요.. 형은 매력있어요. 잘생겼잖아요. 키도 크고, 교양있고. 사람들을 원하지 않는 형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사실이다.

"아냐. 알아. 뭔가가 결여되어 있어. 그리고 요즘 그게 뭔지 확실히 알았어."

"뭔데요?"

결여된게 아니라 질문이 너무 많아서 그래. 스스로에게만 했으면 좋을 법한 질문들을 남들에게도 하니까 그런거야

"믿음... 믿음. 그게 없어."

불안하다. 자꾸 술을 들이킨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믿음은 중요해. 그래서 어떤 것을 자신있게 행동하려면 그것이 옳은 길이라 믿어야해.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신념이 있다고 하지."

"... 그렇죠"

"물론, 믿음이 잘못된 방향으로 향했을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어."

"그렇죠. 히틀러, 종교재판, 마녀재판, 그리고 오늘날."

나의 적절한 호응이란

"그래. 그런데... 사실 처음 부터 이렇게 믿음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어. 사실 굉장히 믿는 사람이었어. 그게 뭔가 멋진 이상을 담고 있다 생각하면 너무 쉽게 믿어버렸지. 그런데 세상 어떤 것도 밝은 면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잖아?"

". 검은 그림자가 집요히 따라다니죠."

". 그래 그런데 검은 그림자를 보면 여지없이 믿음의 방향을 바꾸곤 했어."

바보. 그게 믿음 없다는 거야

  "그렇게 몇번씩 방향을 바꾸고 나니까 무엇도 믿을 없더라고. 생각해봐. 세상에 백조밖에 없다고 믿는 사람이 검은 백조를 발견했을 때의 충격을. 게다가 그런 경험을 여러번 하니 옳음에 대해 말하기가 두려워지더라고. 그러고 나면 완벽한 진실이란 없다는 믿음 없음의 믿음이 자리잡게 되는거야."

  ". 있을 같아요."

  "그래. 후에는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는 것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어지더라고."

이제 그는 담배를 물었다

  "그런데 분명히 믿음에 대해 필요한 순간이 있더라고. 여자친구 생겼다는 들었어?"

  " 들었어요."

사실에 기대해 내가 여기 있는거야. 사실 궁금했어. 어떤 사람인지

  "그래. 그런데 요즘 안좋아.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그게 말이야. 그녀를 좋아하는데 자꾸 마음 속에서 질문들이 솟아 나오는 거야. 나는 그녀를 정말 사랑하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나는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것일까? 이게 정말 사랑일까? 이건 소유욕이 아닐까? 나이가 어느 정도 차서 이제 결혼도 해야하고 그러니까 그녀를 좋아한다고 속이는건 아닐까? 사실 자신만을 위해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은 아닐까?"

  "..."

  "그런데 이런 질문이 자리잡으니까... 힘들더라고. 그런 질문들이 얼굴에 나타나나봐."

나타나지 않을 있겠니? 가뜩이나 우울한 얼굴에. 당장 달아나지

  "그래서 요즘 안좋은 거에요?"

  "그래. 게다가 그녀도 질문하기 시작했어. 자꾸 내게 물어. 정말로 좋아하냐고."

  "그럼 좋아한다고 해야해요. 사랑한다고 해야해요. 형이 흔들리지 않아야 여자가 흔들리지 않죠."

  "그래... 그래야지. 그런데 항상 바로 대답이 바로 안나오더라고"

아ㅡ 대책없다. 여자 어떻하냐

  ", 그럼 안돼요. 과감히 말해줘야죠. 세상을 엎을 만큼 사랑한다고 말해요."

  "그게... 쉽지 않아."

쉽지 않은 것도 많아. 답답해

  "그래서, 어때요?"

  "몰라. 모르지만 그녀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같아."

그는 말을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 침묵이 흘렀다.

  " 왜이럴까. 나는 그게 없어. 내게 떨리는 감정을 선사한 사람을 내게 붙잡아 만한 작은 믿음 조차 없어."

우울하다. 사람을 만나면 이래. 색다른 방법으로 우울하게 만드네

  "... 그런적 없어? 지금 결혼하잖아? 너가 하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 라고 질문해본 없어?"

  "?"

  "그런 없냐고?"

  "..."

젠장. 빌어먹을 이제 시작이다. 이제 결혼한다고. 질문에 나까지 끌어들이지마. 당신과 함께한 1년동안 나도 당신만큼 항마력이 떨어져있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게.. 뭘까?"

  "..."

제길! 아ㅡ 이자식 정말 위험하다! 제발 그런 질문은 혼자 던지란 말이다! 이 자식은 볼세비키다. 빨갱이다. 자신만 무너지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는가. 나까지 길로 몰아가야겠어 순간 그의 머리를 붙잡고 애원하고 싶었다. 형님. 제발.  사랑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에요. 가슴으로 하는 거라고요. , 가슴이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감각으로 하는 거라고. 오감. 시각, 촉각, 미각,후각! 제발 그놈의 생각좀 하지 말아요. 형님의 생각에 나까지 쓸려가게 하지좀 마요. 지금 행복해요. 제발. 행복을 파괴하지 마요. 당신의 순수한 질문들이 너무 무서워요.

 하지만 이런 말을 그에게 없었다오감이라니, 가슴이라니. 이런 말은 그에게 잡혀 먹힐 것이다. 광경이 너무 선해 말할 없었다. 제길, 이래서 IQ 높은 놈들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