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모든 동네엔 하나쯤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찾기 힘들다. 대여점을 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YouTube를 통해 왠만한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영화를 볼땐 먼저 토렌트나 웹하드를 찾아. 그래도 없으면 IPTV를 통해 비디오를 보지. 우리는 편리하게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 더이상 몸을 움직여 비디오방으로 가지 않아도 돼.


 우리가 얻은게 또 하나 더 있어. 자본주의란 오디션의 슈퍼스타, ‘플루토크라트‘ 를 얻었어!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줄 알아? 전세계 부의 반을 가지고 있는 세계 상위 1%의 사람들이야! 이건 정말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부라서 감히 체감 할 수도 없어! 아, 그들 부모가 부자여서 그들도 부자인게 아니냐고? 너 빨갱이니? 아니야! 그들 대부분은(모두는 아니지만) 자수성가 했다구! 망한 옆집 비디오 대여점 주인과는 다르게 그들은 오늘날 기술혁명이 어떻게 삶을 바꿀 것인가를 읽어 냈어. ‘세계화’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그들은 읽어 냈다구! 자본주의를 그저 욕만하는 멍청이들과 다르게 그들은 자본주의란 룰을 읽어 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통찰력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에너지를 함께 가지고 있었어. 정말 멋지지 않니? 


 하지만 슬픈 사실도 있어. 우린 이웃 비디오 주인 아저씨를 잃었어. 그뿐만 아니야. 우린 비디오 대여점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도 잃었어. 몹시나 슬픈일이야. 한때 내 꿈이 비디오방 주인이었거든. 그리고 이상해. 분명 몇 십년 전보다 내 삶은 윤택해진 것 같은데, 편리해 진 것 같은데, 분명 내 아버지가 예전에 벌었던 월급보다 많은 돈을 지금 벌고 있는데,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 이렇게도 선명해. 이게 얼마나 선명한지 종족번식의 욕구를 이길 수 있는 선명함이야.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 미친 불확실성의 시대. 그곳에 내가, 우리가 살고 있는것 같아. 


내가 너무 비관적이지? 맞아.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것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올라갈 수 있는 유동성이 확보된 사회라는 건데. 맞아 난 너무 나쁜쪽으로만 생각하는것 같아. 이지성이란 사람도 말하잖아? 책만 많이, 그리고 제대로 읽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물론 헛소리지만) 근데, 내가 성공해서 플루토크라트가 되면 뭐해? 플루토크라트 아닌 99%의 사람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있는걸. 그들도 생각해야지.(나 완전 짱 착하지?) 그리고 플루토크라트가 되면 뭐해? 그렇게 되고 난 다음에도 피곤하게 일해야 할텐데. 출장을 밥먹듯이 가고. 혹시나 2등으로 떨어질까 불안해하는건 마찬가지일테고. 나 일하는거 싫어. 열심히 일해서 갑부 되는거 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안정되게 살면 좋겠어. 그런데 이거 갑부되기 보다 적당히 일하고 안정되게 사는 삶이 더 어려운거 같아. 역시 공무원이 최고라구! 


 아 그런데, 그 플루토크라트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실제로 있긴 한걸까? 티비나 신문에선 보이는데 내 주위에는 단 한명도 없어. 정말 있긴 한거야? 혹시 상상속의 동물 아닐까? 혹시 그건 환상이 아닐까? 


너무 시덥잖은 말만 했지? 이것도 나름 서평이니까 플루토크라트 책이야기로 넘어가자. 이 책은 플루토크라트를 설명하고, 플루토크라트를 낳은 인큐베이터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을 말해줘. 세계화, 파편화, 기술 혁명 등등. 그리고 그들이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이용해 현재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는지도 말해줘.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사례를 들어가면서 자세히 말해줘. 너무 자세히 말해줘서 귀찮을 지경이야! 여튼 사례 중심의 서술이란게 특징이야.(요즘 경제학 책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나오더군, 사실 좀 불만이야.) 그리고 자신의 궁극적 의견이라 할 수 있는 결론에 대한 양이 너무 짧아! 그리고 좀 온순해. 불만스러워. 


저자의 결론은 이런 것 같아.(확실하지 않아) 플루토크라트란 현상은 가치 중립적이야. 그들은 선한 사람일 수도 있고 악한 사람일 수도 있어. 오히려 플루코트라트란 유동성, 역동성을 낳을 수 있는 측면은 자본주의가 제대로 동작한 하나의 예일 수도 있어. 문제는 선하거나 악한 사람일 플루토크라트가 악해지도록 유도케 하는 현 자본주의 시스템에 있어. 


너무 파편화 되서 모르겠지만 사실 세계는 여러개의 리그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부리그 상부리그 이런 식으로. 유동성이란 것은 하부리그의 팀이 상부리그로 가고, 상부리그의 팀이 하부리그로 가는 것이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것이지. 그런데, 이 유동성 덕분에 상부리그에 속하게 된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유동성을 원치 않게 될 가능성이 커. 당연하지. 자신은 올라갈때로 올라갔으니까 변화를 원치 않는거야. 이건 어쩔 수 없는거지. 그 사람들을 탓할 수도 없어. 그들은 결국 시스템을 입맛에 고치려 할거야.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이 되려는 것이지. 그것은 불공평한 사회로 이어질 것이고 가진자는 더욱 가질 것이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겠지. 


결국 플루토크라트를 낳았던 사회는 플루토크라트들에 의해 더이상 플루토크라트를 생산할 수 없게 될거야. 물론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어. 플루토크라트들이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겠지. 하지만. 개인의 선함, 악함에 미래가 결정되는 시스템은 결코 좋은 시스템이라 할 수 없다구. 그래서 저자는 규칙을 말하는 거야. 약간 뻔한 결론이지? 


책 이야기는 그만두고다시 한번 돌아와서 말해보자. 그런데 도대체 플루토크라트란게 있긴 한거야? 내가 정말 본적이 없어서 그래. 상상 속의 동물 아닐까? 99%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플루토크라트란 너무 먼 곳에 있는 존재라서 개별 사례를 들어도 도대체 와닿지가 않아. 내가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사소한 불만은 이런거야. 결국 저자는 불공평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꺼낸 플루토크라트란 소재가 과연 적절한가? 라는 질문이야. 플루토크라트 없는 우리들 주위에도 충분히 불공평을 발견할 수 있거든. 아, 써놓고 보니까 그렇구나. 불공평만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면 플루토크라트를 말할 필요가 없어! 불공평은 차고 넘친다구! 결국 저자는 플루토크라트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거구나. 저자는 플루토크라트 ‘빠’ 였어! 그럼 저자는 플루토크라트란 영웅을 더이상 볼 수 없는 사회가 무서워서 이런 글을 쓴것일까? 아마도 그런것 같다. 그녀는 진성 플루토크라트 빠순이였어! 쳇! 


그게 싫어! 난 플루토크라트와 상관 없어! 플루토크라트 퉤퉤퉤! 난 플루토크라트가 되고 싶지 않기에 더 이상 플루토크라트를 낳을 수 없는 시스템이 된다해도 괜찮아! 굳이 그것을 떠올리지 않고서라도 이 세계는 불공평이 너무 넘쳐난다고! 그것들을 먼저 해소해줘! 플루토크라트 따위 더이상 생겨나지 않아도 좋아! 내가 원하는 것은 슈퍼스타가 아니라 내 신청곡을 노래해줄 수 있는 길거리 가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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